나는 좀 지루해야겠다.
야 : 사는게 의미가 없어. 친구도 사랑도 다 떠나갈거고, 경험도 돈도 다 무슨 소용이야. 결국 죽을텐데.
호 : 너는 엔딩있는 게임은 안해?
어차피 끝날 게임. 왜 할까? 설렘과 즐거움을 느끼려고 하는거지. 인생도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사는거겠지.
아주 옛날 초등학생 때 나는, 재밌는 일도 많았지만 지루한일도 많았다.
[시간떼우기도 바쁘게 할 수 있어]
요즈음엔 지루하지 않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비면 휴대폰을 쳐다본다. 카톡과 dm을 확인하고, 릴스를 본다. 유튜브를 켜고 게임을 하며 침착맨을 들으며 식사를 한다. 내 하루는 아무것도 안하지만, 빈틈없이 꽉 차있다.
[문제를 풀 수 없어]
지식인 답변으로 chatgpt를 복붙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올 내용을 묻고 있었고, 나는 조금만 생각해도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을 chatgpt로 복사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하는 법을 잊어간다. 어떻게 해야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할지 기계에게 묻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조금은 무서웠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지루할 틈이 없지만, 재밌지도 않다. 까만스크린이 내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 즐거울 것 같아서 살아가는건데, 이건 즐겁지도 않고, 앞으로 즐거움을 가져다 줄 희망도 없다.
[즐겁게 살아가려면]
하고 싶은 걸 찾고, 할 줄 알아야 해. 예를 들어 난, 낚시가 하고 싶어. 깊은 생각에 빠져보고 싶어. 책을 깊게 읽고 싶어. 의외로 어려운 목표도 아니지만, 하지 못한다? 그럴 힘이 없어. 바보같이 전자기기에 빠져서 시간을 매몰하고 있는거야. 무언가 원하는 걸 할 줄 안다는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쾌락을 차단하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야. 그러고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거야.
[부정적 쾌락을 차단하려면]
알고 있잖아.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것. 목표를 다시금 확인하는 것.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까]
살아가면서 즐거울 것 같은 단기적인 목표들을 설정하는 단계에는 도달한 것 같다. 하지만 장기적인 목표설정은 아직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굳센 사람이 되고 싶고,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억지로 꾸며내지 않고, 또, 그런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나는 지금 당장, 유혹되는 중독물들을 끊어 내고, 무언가 나를 성장시키는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 목표만 잘 설정한다면, 조금은 지루하고 괴로울지 모르는 과정을 잘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는 목표를 두고 견뎌내는 일을 해본 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천천히 해보면 나아지겠지.
[무슨 목표를 설정할까]
[진로 설정]
직장 자체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즐거움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모두가 도파민에 중독되었다. 더 길게 말 잇지 못하는건, 나도 중독되어서, 도무지 뭐가 정상이고 뭐가 잘못된건지 쉽게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디지털 디톡스와 도파민 단식에 대해 알아보자.
나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TV가 바보상자라던 그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IT에 적응하지 못하는 옛세대의 말이 아니다. 릴스와 숏츠에 중독된 건 IT활용능력이라고 볼 수 없다.